Fullcount 1101XX

#0_서론

10월 쯤 부터 복각 데님에 관심이 가게 되어 여러 브랜드의 청바지를 알아보던 중 풀카운트 1101 모델이 편하다는 정평이 있어 구매해보았다.

1101 모델을 선택한 이유는 와이드 팬츠를 2년동안 실컷 입었기 때문에 이제는 레귤러 스트레이트 핏의 바지를 입고 싶었기 때문이다.

 

풀카운트 1101 모델 뒤에 알파벳의 의미는 아래와 같다.

  • XX : 고온즈 라는 뜻. (일반 1101 모델은 13.7온즈인데, 1101XX 모델은 15.5온즈이다) 더 무겁다.
  • W : 원워시. 즉 한번 세탁을 완료하여 수축방지를 위한 방축가공을 했다는 뜻이다. 샌포라이즈드와 같은 의미인것 같다.

사실 1101XXW 모델을 구매한건 구매 실수였다.

원래는 그냥 1101W 모델을 구매하려고 했다.

뒤에 붙은 XX 알파벳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무지성 구매를 완료한 뒤에 깨달아버렸다.

어차피 겨울이라 고온즈면 좀 더 따뜻하겠다 싶어 그냥 입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여름용 데님이 나중에 쇼핑이 필요하다는 합리적인 사유도 생겨서 오히려 좋았다.

그리고 이제 30대라서 풀기가 빳빳한 리지드 생지 데님을 견딜 자신이 없었기에, 원워시 데님을 선택했다.

 

 

#1_사이즈 선택

나는 키가 180cm, 몸무게는 식사유무에 따라 86~90kg를 왔다갔다 하는 하체비만형 경도비만 돼지다.

평상시 35사이즈가 정사이즈고, 34사이즈는 약간 부담스러운 감이 있다.

(34사이즈가 부담스럽지만 허리가 크게 나온 바지인 경우 구매하기도 한다)

고가의 바지이기에 폭풍 구글링을 통해 사이즈 정보에 대한 빅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했고,

결국 풀카운트 1101XXW 모델은 36사이즈를 구매하였다.

(네이버 스토어팜인 당신의 취미 연구O 라는 곳에서 구매하였다)

 

 

#2_착용 느낌

 

- 첫 착용 시 한줄평 :

"한 사이즈 다운했으면 큰일날 뻔했다"

 

물론 아직 내 몸에 맞춰 늘어나기 전이라서 그런것이지만, 처음 딱 입었을땐 허리가 딱 맞았고, 엉덩이도 좀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 일주일 이상 착용 후 한줄평 :

허리/엉덩이/허벅지/종아리 돼지인 나인데도 편하고 여유롭게 잘 맞는다.

정말 딱 레귤러 스트레이트 느낌이다.

 

일주일 출근하면서 입으니깐 불편했던 모든 부위가 늘어났다.

특히 허리가 많이 늘어났다.

(아마 한 사이즈는 늘어난 것 같은데..)

 

늘려진 상태로 봐서는 어쩌면 한 사이즈를 다운하여 35사이즈를 구매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살짝은 들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세탁을 통해 극복하기로 맘먹었다.

 

폴리우레탄, 엘라가 포함되지 않은 원단의 바지들 중에서 가장 손이 자주가는 바지라고 할 수 있겠다.

밑단도 너무 넓지 않아서 맘에 든다.

 

 

#3_제품 소개

풀카운트 1101 모델은 1954년 빈티지 리바이스의 501 모델을 기반으로 복각한 데님이다.

옛날의 모습 그대로를 변태처럼 복각하기 위한 노력들이 엿보이는데 이 내용들을 소개해본다.

 

1. 짐바브웨산 코튼 원단

풀카운트 데님은 짐바브웨 면사를 쓴다.

아프리카의 뜨거운 태양아래 농약을 치지 않고 기계가 아닌 손으로 직접 수확한 목화에서 뽑아낸 면사는 일반 면사보다 가늘고 길다.

가늘고 긴 면사를 여러번 꼬아 실을 만들면 부드럽고, 밀도가 촘촘한 특징이 있다.

이런 실의 특징이 실제로 바지를 입었을 때 편하다고 느껴지게끔 하는 요인이기도 한 것 같다.

풀카운트가 짐바브웨 면사를 채택한 이유는,

1954년 당시에 리바이스에서 사용된 멤피스, 사우스 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지역의 USA 코튼의 성질과 흡사하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현재의 USA 코튼은 기계 생산, 과도한 농약 사용으로 품질이 저하되었다는 썰이 있다)

실을 제작하는 직기도 옛날 방식의 구직기를 사용하여 요철감 있는 원단을 만드는데, 요철 사이의 공간에 공기가 차게된다.

여름에는 그 공간으로 통풍이 원활하며, 겨울에는 그 공간에 온기를 보존하게 되는, 말만 들어도 살짝 쩌는 성질이 있다.

그리고, 만들어진 원단을 보면 헤어리(hairy)한 감이 있다.

뭔가 털이 복실복실한 느낌인데, 이런 헤어리함이 강할 수록 워싱에 따른 페이딩이 강렬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복실복실한 헤어리(hairy)한 질감

2. 체인스티치

이제는 멸종되버린 "유니온스페셜 43200g" 재봉틀로 낸 체인스티치인데, 체인스티치로 마감을 하면 밑단이 사선으로 힘을 받게 된다.

그러면 워싱 및 시간이 지남에 따라 페이딩이 사선으로 물결치듯이 생기는데, 이 또한 변태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체인스티치에 사용된 실은 폴리가 섞인 합성섬유가 아니라 레알 면사를 사용하여 세탁시에 실도 함께 청색 염료에 물들어 에이징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합성섬유는 염색이 되지 않아 나중에 다른 면은 워싱됐는데, 합성섬유 부분만 반짝반짝 빛나게 되는 부분이 있다.

유니온스페셜 43200g

사람들이 그 물결 페이딩 때문에 체인스티치를 고집하는데, 일반적인 스티치로도 괜찮은 페이딩이 나온다.

그래서 항간에는 일본의 과도한 마케팅이라는 썰이 있다.

물론 나는 썰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유니온스페셜로 수선해주는 곳을 열심히 검색해봤다.

서울에서 2~3곳 정도만 유니온스페셜 43200g 재봉틀로 밑단 수선을 해주는데, 나는 허정운비스포크데님 에서 수선했다.

수선 비용은 15,000원 이었고 한시간 정도 걸렸던것 같다. 맡기고 밥먹고 오면 된다.

수선 완료된 체인스티치

 

3. 리벳 디테일 + 히든리벳

바지가 찢어지지 않게 고정시켜주는 리벳.

초창기 리벳은 펀칭할 때 실이 조금 삐져나왔는데, 이 마저도 그대로 변태처럼 복각해버렸다.

그리고, 바지 안쪽에 히든리벳들도 박혀있는데 이 바깥부분이 더 빨리 페이딩되는 점이 있다.

4. 그 외 나머지 디테일

버튼에 풀카운트 양각
벨트 루프 가운데 볼록 튀어나온 디테일 : 여기가 더 빨리 페이딩 됨
양가죽 패치

어우 블로그 쓰는건 너무 힘든 일이다.

세상의 모든 블로거들을 존경한다.

Posted by jing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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